최근에 어떤 책을 읽다가 아주 재미있는 이야기를 발견했다. 도시화에 관한 글이였는데, 도시의 인구 수와 해당 도시의 여러 가지 지표들, 예를 들면 사용하는 에너지의 양, 주택의 수, 소득 수준 등이 sublinear, linear, superlinear의 관계를 가진다는 이야기였다.
Linear 관계를 가지는 것은 선형적 관계(y=ax+b)를 가진다는 뜻으로 도시의 인구 수와 주택의 수는 선형적으로 비례하는 관계를 가진다고 하였다. 침대의 수라던지, 주택의 수는 살고있는 사람의 수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 당연할 것이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소득의 수준, 특허의 갯수, 범죄의 건수, 질병의 발생 등은 superlinear한 관계를 가진다고 한다. 인구가 2배가 되면, 해당 도시에서 나오는 특허의 갯수가 2배가 되는 것이 아니라, 2^1.15 = 2.22배 정도가 된다는 이야기였다. 즉, 선형 관계가 아니라 지수함수 관계를 가진다는 것이였다. 소득, 특허 수 등만 그렇게 증가하는 것이 아니라 범죄의 건수도 이런 관계를 가진다고 한다. 인간과 인간이 서로 상호작용을 더 많이 하게 되므로, 이런 관계를 보인다고 한다.
필요한 에너지는 오히려 줄어들게 된다는데, 에너지 사용량 같은 경우에는 인구가 2배가 되면 2^0.9 = 1.87배가 된다고 한다. 인구가 커지면서 더욱 에너지 사용이 효율적이 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아주 흥미로운 이야기이다. 이 이야기를 읽으면서 어떤 사람을 둘러싼 환경이 그 사람에게 어느 정도 영향을 끼칠지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되었다. 도시의 인구 수에 지수함수적으로 소득이 증가한다라면, 큰 도시에 살기만 하면 금전적으로 성공할 수 있는 것인가? 꼭 그런 것은 아닐 것이다. 소득이 평균적으로 그렇게 된다는 것이니 꼭 그렇다는 보장은 없다. 시골에서 태어난다고 해서 소득이 낮을 것이라는 보장도 없다. 통계적인 평균의 이야기이므로, 개별 개체마다 예외는 있기 마련이다. “개천에서 용 난다”라는 속담이 말해주듯이, 힘든 환경에서 태어나도 성공을 하는 것은 가능하다. 그렇지만 그런 속담이 있다는 것은 그것이 일반적이지 않은 예외 케이스라는 의미일 것이다.
그리고 사람과 사람이 맺는 상호작용이 늘어나면서 얻어지는 산출물의 지수적인 증가에 대해서도 약간의 의문점은 생긴다. 사람이 상호작용을 할 수 있는 한계치를 넘어설만큼 인구가 아주 크게 증가했을 때도 여전히 이런 관계가 성립할까라는 의문도 생기고, 또한 상호작용의 질적인 측면에 대해서도 의문을 가지게 된다. 주변에서 만나는 사람들이 전부 과학과 기술을 중요시하지 않는 사람들이라면, 과연 특허의 수도 여전히 증가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다. 저작물을 자유롭게 출판할 수 없는 사회라면, 인구가 늘어난다고 나오는 저작물의 수가 지수함수적으로 증가하는 것을 기대하기는 힘들 것이다.
도시마다 성격이 조금씩 달라서, 실리콘밸리로 가면 IT 및 테크가 멋진 업계이지만, 뉴욕은 금융업계가 멋진 업계일 것이다. 사람들이 선망하는 사람들도 실리콘밸리에서는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이 큰 사람”, 뉴욕에서는 “돈이 많은 사람”일지도 모른다. 그런 도시의 성격의 차이로 인해서, 오늘날의 실리콘밸리에는 뉴욕보다 많은 테크 회사들이 생겨난 것이 아닐까 싶다.
한국의 서울에서 선망하는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인터넷에서는 “전문직, 대기업, 공무원”을 선망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생각된다. 그리고 이런 선망이란 것이 이제 막 진로를 선택하려고 하는 청년들에게는 주변의 어른들, 친구들과의 상호작용으로 들어가는 경우도 적지 않은 듯 하다. 물론, 꼭 나쁜 것만은 아닐 것이다. 어른들도 경험을 통해서 조언을 하는 것이고, 아마도 전문직이라던가 공무원이 안정적이라는 생각에서 그런 추천을 하는 것일 터이다. 그리고 해당 환경에서는 그 선택이 나쁘지 않은 선택일 가능성도 높을 것이다.
하지만 본인이 하고 싶은 분야가 본인의 살고 있는 도시에서는 적합하지 않는다면 어떨까? 금융업을 하고 싶은데 실리콘 밸리에서 태어나거나, 테크 창업을 하고 싶은데 농촌 마을에서 태어나거나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과감하게 본인이 하고 싶은 분야에 적합한 도시로 이주를 하는 것이 맞을까?
사실 그런 선택을 하는 것이 여건상 쉽지 않을 수도 있다. 거기에 더불어 나는 이런 생각도 하고 있는데, 도시 정도의 크기가 아닌 집단·커뮤니티 정도의 크기의 집단이라면 어떤지, 본인이 나아가고자 하는 분야의 사람들이 모여있는 커뮤니티를 형성하여 그런 사람들과 지낸다면 어떨지에 대해서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 커뮤니티를 형성한다면 마찬가지로 지수함수적인 산출물의 증대를 기대할 수 있을까?
또한, 온라인 커뮤니티라면 어떨까? 인터넷 기술은 우리에게 상호 작용의 새로운 세계를 열어주었는데, 온라인 상에서 사람들이 모여있는 커뮤니티로도 지수함수적인 산출물의 증가를 기대할 수 있을까?
이 두 질문은 사람이 스스로 자신에게 주어진 환경을 조정할 수 있는지에 대한 물음일지도 모른다.
P.S. 책에서 이야기하는 superlinear, sublinear 관계가 어떤 말인지 잘 이해가 되지 않아서, 수식으로 보고 싶어서 관련된 논문을 검색해봤다. 아래 논문이 해당 주제에 관련한 논문인 듯 하다. 궁금한 사람은 열어봐도 좋을 듯 하다. log-log 스케일로 그래프를 그렸을 때, 선형 관계로 나타나는데 그 기울기가 1보다 크면 superlinear, 1보다 작으면 sublinear이 되는 듯 하다. logY = alogX + b라는 관계의 경우, Y=10^b * X^a 같은 식이 되면서 a의 값에 따라 선형인지 지수함수인지 정해지는 의미인 듯 하다. 책에 그려진 그래프에는 선형인 그래프로 그려져있었는데, x-y 축이 log-log 스케일인 점이 명확하지 않아서 이해를 잘 하지 못 했다. 결국 인터넷에서 수식을 찾아보게 되었다.
Urban scaling and the regional divide, Marc Keuschnigg, Selcan Mutgan, Peter Hedström (2019). Science Advances 5: eaav0042, http://advances.sciencemag.org/content/5/1/eaav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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